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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ng

중학교 때,

by Your Magic Note 2023. 10.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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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툭 치면서,

반응이 없다며

자꾸 건드리는 애가 있었다,

목소리가 크고

소위 말하는 "일진"같은 무리 중에 한 명이었는데,

나를 건드리고 반응이 없는 걸 재밌어하고 신기해하며

"반응이 없어~~" 

 

나는 그 당시에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있었다,

내 감정을 모조리 닫아버렸다,

그래야만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겉으로 생활하는 껍데기의 나와,

안에 분노와 우울로 가득한 내면의 내가

완전히 분리되어 기능하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범생"으로

성적도 좋았고

착하고 말도 잘 듣는 그런 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안의 나는

분노로 활활 타오르고 있고

우울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반응이 없다며,

그게 내 생존 방식이었는데,

그걸 가지고 재밌다며 자꾸 하는 그 아이,

 

난 또 괴로웠다,

또 내가 뭔가 문제가 있구나, 

내가 잘못됐구나, 

 

잘못된거 하나도 없는데

환경이 자연스럽게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며,

난 이상한 애구나,

괴로워했던 기억,

 

그리고 그걸 누구에게도 말할 사람이 없었던 기억.. 

 

내가 뭔가를 말하면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아빠는 듣는 둥 마는 둥,

언제부턴가 혼자 삼켜야 했다, 

 

그 아이,

그 아이에게 나도 말할 수 있는데,

느낀 게 있는데,

넌 왜 여드름이 그렇게 구역질나게 많이 났어?

토할 거 같아,

너 얼굴에 기름이 뚝뚝 떨어져,

넌 왜그래?

그럴 수 있는데,

넌 눈이 그렇게 쪼그맣게 생겨서 축 져처가지고 

뭐가 잘났다고 목소리만 커?

이렇게 나도 그 아이의 한 지점을 꼬집어서 

그 아이처럼 공격할 수 있는데, 

 

난 그러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란 사람은,

그런 게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기에,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래서 사람들은,

 

별다른 얘기를, 남들처럼 막 말하지 않는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막 말을 던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켈리처럼. 

 

 

나는 그 아이에게

아주 많이, 오래 말해주고 달래주어야 한다,

니가 잘못되서 그런 게 아니고,

니가 이상해서 그런 게 아니고,

니가 너무 특별해서,

니가 너무 소중한 애라서,

 

그런 거라고.. 

 

 

넌 진짜, 진짜로

특별하고 특별한 애였어,

소중하고,

소중하고. 

 

내가 이제야 깨달아서

이제야 얘기해,

 

너무 늦지 않은 거였으면 좋겠어,

 

이제라도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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