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툭 치면서,
반응이 없다며
자꾸 건드리는 애가 있었다,
목소리가 크고
소위 말하는 "일진"같은 무리 중에 한 명이었는데,
나를 건드리고 반응이 없는 걸 재밌어하고 신기해하며
"반응이 없어~~"
나는 그 당시에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있었다,
내 감정을 모조리 닫아버렸다,
그래야만 견딜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겉으로 생활하는 껍데기의 나와,
안에 분노와 우울로 가득한 내면의 내가
완전히 분리되어 기능하고 있었다..
왜냐면 나는 학교에서 소위 말하는 "범생"으로
성적도 좋았고
착하고 말도 잘 듣는 그런 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안의 나는
분노로 활활 타오르고 있고
우울로 죽어가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반응이 없다며,
그게 내 생존 방식이었는데,
그걸 가지고 재밌다며 자꾸 하는 그 아이,
난 또 괴로웠다,
또 내가 뭔가 문제가 있구나,
내가 잘못됐구나,
잘못된거 하나도 없는데
환경이 자연스럽게 나를 그렇게 만들었는데,
스스로 자괴감에 빠지며,
난 이상한 애구나,
괴로워했던 기억,
그리고 그걸 누구에게도 말할 사람이 없었던 기억..
내가 뭔가를 말하면
엄마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아빠는 듣는 둥 마는 둥,
언제부턴가 혼자 삼켜야 했다,
그 아이,
그 아이에게 나도 말할 수 있는데,
느낀 게 있는데,
넌 왜 여드름이 그렇게 구역질나게 많이 났어?
토할 거 같아,
너 얼굴에 기름이 뚝뚝 떨어져,
넌 왜그래?
그럴 수 있는데,
넌 눈이 그렇게 쪼그맣게 생겨서 축 져처가지고
뭐가 잘났다고 목소리만 커?
이렇게 나도 그 아이의 한 지점을 꼬집어서
그 아이처럼 공격할 수 있는데,
난 그러지 않았다,
그 당시에는 못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란 사람은,
그런 게 그 사람에게 상처가 된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기에,
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래서 사람들은,
별다른 얘기를, 남들처럼 막 말하지 않는 나를
편하게 생각하고,
막 말을 던졌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켈리처럼.
나는 그 아이에게
아주 많이, 오래 말해주고 달래주어야 한다,
니가 잘못되서 그런 게 아니고,
니가 이상해서 그런 게 아니고,
니가 너무 특별해서,
니가 너무 소중한 애라서,
그런 거라고..
넌 진짜, 진짜로
특별하고 특별한 애였어,
소중하고,
소중하고.
내가 이제야 깨달아서
이제야 얘기해,
너무 늦지 않은 거였으면 좋겠어,
이제라도 깨달아서,
정말,
다행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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