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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

알레그리아 비치에서 죽을 뻔한 얘기 12

by Your Magic Note 202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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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

말린 생선을 튀겨 먹는다,


숙소의 검은 개,,,
냄새를 맡고 왔나보다..



허걱..!🐜🐜🐜🐜🐜
필리핀의 불멸의 개미들😅




말린 생선은 많이 짜다고 해서,
며칠 물에 담궈놨더니,
슴슴..😄

파파야 샐러드와 같이 먹는다~😋

요즘
자주 즐겨보는 채널,

Robin Greenfield

Robin Greenfield is an activist and humanitarian dedicated to leading the way to a more sustainable and just world. He embarks on extreme projects to bring attention to important global issues and inspire positive change. His work has been covered by media

www.youtube.com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이 사람 얘기를 듣고 있으면
명상(?)영상 보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오늘은 조류가 굉장히 낮다,

Get Burgos tide times

Burgos, Province of Surigao del Sur tide times and tide charts, high tide and low tide times, fishing times, tide tables, weather forecasts surf reports and solunar charts for today.

www.tideschart.com


 
낮은 조류도 그 때 그 때 낮은 정도가 다른데,
오늘 굉장히 낮다,
 
그래서 부르고스 해변을 다시 한 번 탐험하기로 한다,
조류가 높으면 조금만 깊어져도 물살이 세지기 때문이다.
 
먼저 부르고스 해변에 갔다,
정확히는 부르고스 옆에 있는 해변이다,

해변 가까이 있는 곳은 이미 익숙하다,
평소 보지 못했던
조금 더 깊은 곳을 보고 싶어서 한참을 걸어갔으나,

파도가 부서지는
저 하얀 부분까지 발목 깊이다.. 

다시 돌아온다,

 

 푸록에 앉아있는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파도가 치는 곳의 깊이는 그 때 그 때 다르지만,
 
한 2미터 정도 될걸,,?

발목 깊이에서 갑자기 2미터!?
그렇게 깊이 차이가 심하다니..
바다는 정말 신기하다.. 

저 사람들은 뭐하는 거야?
 
조개 줍는 거야,
 
조류가 얕으니까 
바닥이 많이 드러나서
조개를 찾기 수월하나보다,

나는
밑으로 내려갈까 하다가
반대로 위쪽 끝인 알레그리아 비치로 향한다,

알레그리아도 완전 낮은 조류일 때 어떨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왠걸,
바닥이 부르고스 해변보다 훨씬 더 넓게 드러난다..

아까 걸어갔다온 부르고스의
족히 다섯 배? 

내 감각으로 그런 거 같다,

파도가 저~~~~~~~어기서
부서진다,

부르고스 비치를 생각할 때,
저 앞까지 다 발목 깊이라는 얘기,,,?!?


해안가의 집이
코딱지 만하게 보인다,

이때까지만 해도
웃고 있다..


 
물에 들어가자마자,
이 반짝반짝한 물고기 떼들이 나를 반겨줘서 깜짝 놀랐다,


 
나는 신나서 바다 속을 탐색한다😄




조류가 높을 때 위주로 와서
해안 가까운 곳 밖에 못 봤기 때문에,

신이 났다,, 

바다 속으로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신기한 산호석들이 보이기 시작하니까,,

더 더
보고 싶고,

궁금해진다,,
 
 


 

 
파도가 부서지는 곳 바로 앞까지,
내가 갈 수 있는 끝까지 가서
보고 싶었다,
 
바다 속이 너무 궁금하고 신비로웠다.. 
 
 
 
 
 
그리고 저 멀리에서도
조개를 잡는지 물고기를 잡는지 사람이 한 명 있는데
물이 여전히 무릎까지 밖에 안 올라오는 게 보였기 때문에,
 
나는 그 사람이 있는 쪽을 향해 계속 갔다,, 
 
 
 
 
그렇게 신나는 시간을 보내며
바다를 탐색하는 동안,
나는 거의 파도가 부서지는 곳 근처까지 갔고,
 
여전히 물은 무릎 정도 밖에 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까 멀리 있던 사람은 
어느새 나보다 해안가 쪽에 있었고
서둘러 걸어가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아직 물이 무릎 정도까지 오기 때문에,
나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더 가면 위험할 수 있으니까,
돌아가면서도 천천히 구경하자,,
 
하며 또 신나게 바닷 속 구경을 하며 
느긋이 갔다..
 


바다 속 구경을 하다보면
나는 해안가 쪽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고개를 들어 확인하면
오히려 바다 쪽으로 가고 있을 때가 종종 있다.. 
아니, 여러 번 있다.
방향을 계속 확인하지 않으면.. 
 
카와이에서도 몇 번 들었다,
 
스노쿨링에 정신이 팔려,
빠져서 건진 사람들이 한 두 명이 아니라고.. 
 
 
 
 
처음에는
그래도 여전히 바다 속을 구경하다가
고개를 들어 방향을 다시 해안가 쪽으로 바꾸고,
 
몇 번 그렇게 
제자리 헤엄을 쳤었나보다.. 
 

돌아가면서 발견한
이것을 찍고 나니


 
어느 순간,,
 
드러났던 바닥이 전부 없어지고,,
 
들어오는
 
물결의 모습이 심상찮음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져
 
구경을 그만두고
 
속도를 냈다..
 
 
 
하지만 가도가도 해안가는
 
가까워지질

않는다..


 
부르고스의
 
정말 다섯 배 정도의 면적이 훤히 드러났었으니까,,
 
 
알레그리아가 샤르가오 섬의 가장 끝 쪽에 있는 만큼
 
조수 차이도 제일 심한 것 같다.. 
 
 
반대로 남쪽에 다파 근처에 머물 때는
 
조수의 차이가 있다는 건 알았지만
 
내가 물 속을 구경하는 데는 큰 영향을 주지 않았었다.. 
 
 
언제든 물 속에 들어갔고..
 
조수표를 검색할 필요도 없었고,
 
조수에 대해 아예 생각해본 적이 없다..  
 
 
 
 
갑자기 물이 들어오는 속도가
 
빠르다.. 
 
처음에는 헤엄을 쳤지만,
 
이제 그냥 일어나서
 
뛴다,,
 
 
이미 허벅지 까지 올라온
 
물 때문에 뛰지는 못했을 텐데,
 
뛴다는 생각으로,, 
 
 
바닥에 바위가 많아
 
헛딛음도 여러 번,,
 
 
 
침착하자,
 
침착하자,
 
갈 수 있어,
 
갈 수 있어,,
 
침착해,
 
갈 수 있어,,
 
그렇게 스스로 마음을 진정시키며.
 

 
하지만 몸은 그 어느 때보다도
 
날렵하게 
 
움직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다..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전속력으로
 
해안가를 향해
 
달리고,


 
달린다..
 

 
 
 
.. 
 
 
 
 
 
 
 
이제까지 살면서 들었던 
바다 익사 사고..
 
파도에 휩쓸려갔다던 얘기,,
 
바닷가 배경에는
항상 등장하는 얘기들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일인지..
 
몸소 체험하는
날이었다.. 
 
 

아까 그 먼 데까지 나갔던 사람이
 
왜 갑자기 그렇게 서둘러 돌아가는 느낌이었는지.. 
 
이제야
 
뼈저리게 깨달았다.😓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내가 얼마나 죽기 싫어하는지..
 
새삼 깨닫고는
 
스스로 너무 웃기다, 
 
 
항상..

죽고 싶었어,
 
죽어도 상관없어,,
 
죽는다고 생각하고서 하는 거야,,
 
이런 말을 입에 달고 사는 나이기에. 
 
 
 
이 생명,
 
내 몸에 붙어 있는 
 
생명이 시키는 대로,
 
나는 열심히 
 
달린다.. 
 
 
 
 
왜냐면,
 
나는 이 바다가 얼마나 깊은지,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높은 조류일 때 와서
 
수영을 했었다,
 
 
고작 해안 코앞인데도  이미 발이 안 닿을 정도로
 
깊고 물살이 셌던 걸..
 
너무 잘 기억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 빠르게
 
하지만 침착하게
 
움직인다,
 
 
사람들이 개미처럼,
 
아니 아까는 
 
벼룩만한 크기였는데,
 
 
많이 온 거 같은데,
 
여전히 개미 만한 크기다,
 

 
또 달린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살아야 겠다는 
 
아니,
 
그런 생각조차도 
 
할 겨를이 없던 거 같다,
 
 

 
그저 숨을 쉬고
 
다리를 움직였을 뿐,
 
 
아니 그것도

내가 한 게 아니다,
 
그냥 내 몸이 나를 끌고 가는 느낌이었다.
 
 

넌 더 살아야 돼,
 
아직 죽을 때가 안 됐어,
 
더 살아야 돼.
 
 
 
 
 
 
 
그렇게,
 
그렇게
 
해안가에 도착..
 
 
 
 
누군가,
 
나 너 봤어, 
 
너 위험할 뻔했어,
 
이런 말을 해주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았는데,
 
있기를 바랬나,
 
누군가 나를 보고 있어서,
 
내가 위급하면
 
구조해 줄 사람이
 
있겠지,,
 
 
했는데,
 


 
기진맥진 해안가에 
 
도착했을 땐,
 
 
변함없이 여전히 조용하고 한적한
 
알레그리아 비치.. 
 


 
세상의 끝 같은.. 
 
 
 
 
난 모래바닥에 
 
털썩 주저 앉아,
 
싸온 얼음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신다.. 
 
 
내 폐에는 전에 없던
 
펌프질로 
 
낯설게 피곤한 느낌이 느껴진다.. 
 
 
 
 
그리고 아까와는 달리
 
물로 가득 채워진 바다를,
 
 
 
바라본다..
 
 

 
 
 
저만치 물에 들어가있는 사람이 보인다,
 
해안가 바로 근처인데
 
벌써 물이 가슴팍까지 와있다.. 
 
 
 
 
 
 
 
 
얼마나 하찮은 것이냐.. 
 
인간의 목숨이란,
 
나의 목숨이란.. 
 
 
조금만 늦장을  
 
부렸더라면..
 
정말 아주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조금 더 바다를 보면서 
 
왔더라면.. 
 
 
끝이었을 터였다.
 
 
 
 
또 인간의 직감이란,,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 
 
 
나처럼 뭐든지 느린 애가, 
 
 
 
생명이 시키는 대로,
 
생각을 없애고
 
기계처럼 몸만 움직이며
 
그렇게,
 
그렇게,
 
살아 돌아왔다. 
 
 
 
 
너를 더 믿어야겠다.
 
생명아, 
 
 🙏
🙏
🙇🏻‍♀️
 


갑자기
아까는 눈에 들어오지
않던
꽃이 눈에 들어온다,

괜시리,
유난히 예쁘고
생기가 있어 보인다..!

살아있다..!

살아 돌아왔다…

제 멋대로 셔터가 눌러진
사진앨범에 남아있는
사진들이..

그 때의 긴박감을,,

집에 와서
아이스크림 두 개 해치운다..

코코넛 아이스크림,

광고대로 크리미하다..

두리안 아이스크림,,

냄새는 두리안인데,
두리안보다 맛있다..!

아이스크림이니까,,😓


그렇게 숙소에서 안정을 취해야겠다,
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뛰쳐나왔다..!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

난 살아있어..!

난 살아있다구..!

난 살아있어~~~~~

살아서 돌아왔다규~~~~~!!!!!

오토바이를 타고,

어딘지도 모르고,

그냥 달린다,

무작정,,

샌 이시도로를 지나,,

왜 찍었는지,
모를 사진들과,,

지는 해와,

마을들,

하늘,

살아있음에,

살아서,

가능한,
이 모든 것.

달이 떴다,

그러고보니,

오늘 추석이다..

매일 들르는 가게를 지나,

나는,

알레그리아 비치에,

다시 가보기로 한다..

달을 보려고,

달에게 소원을 비려고..

하지만,

소원이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달을 바라보았다,
달의 에너지를 흠뻑 머금었다.

숙소가 나를 반기는 듯하다,


잘 돌아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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