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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시작

포트 바톤 9

by Your Magic Note 2023.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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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해가 쨍쨍하는 더운 날이면
살짝 정신이 혼미해진다,
그런 내 마음을 알아차리기라도 하듯, 
어느 새 구름이 드리워지거나
한바탕 비가 쏟아지거나
아니면 잠시 더위를 식힐 만큼이라도 적셔준다. 



 
정신이 혼미해져가던 나는
오늘은 코코넛 비치를 못 가겠다.. 
걸어갈 힘이 없다,
다리가 묵직하다..
어제 저녁 초대로 밥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가.. 


 
또다시 머리가 아파온다..
9일 만에.. 
벌써 한계에 다다른거야..?
 
어젯밤 꿈자리가 사나웠다,
 
방에 누군가가 들어와 나를 덮치는 꿈을 꾸는 바람에
가위에 눌렸다.
소리도 지른 거 같다. 
 
옆방 사람이 웃은 거 같기도 하고
어제 몸이 안 좋다더니 밤새 기침을 하는 것도 같았다,
 
어제 몇 마디 나눴는데,
힘들다.
좋아하고 안 좋아하고를 가르는 것이
의미가 없음을 배워가고 알아가고 있음에도 
 
인간인지라,,
어쩔 수가 없나보다.
 
아픈 건 안쓰럽지만.
 
내가 추천한 스피룰리나를 먹고 두드러기가 났다는 엄마의 말 때문에
또 걱정이다. 내가 뭔가 잘못한 거 같은 이 느낌은
나를 영영 따라다닐텐가..
 
어제 식사대접을 받고 문자를 받았는데,
답이 안 와서
혹시 내가 사간 그 무기같이 생긴 두리안에
어린 매트와 막스가 다치기라도 했나,,
 
하지만 아무 일 없다는 답문을 받고
동네 다른 친구에게서 아떼가
나와 식사한 사진을 페이스북에
포스트했다는 걸 듣고 
 
아.. 또 내 머릿 속에서만 일어나는 공연한 상상이구나..
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답문이 없는 엄마가 남아있다.
 
 


-
 
프린세스,
라켈인 줄 알았는데 그건 고모 이름이고
조이(지지)였다.
 
오늘 밥먹으러 갔을 때 내가 묵고 있는 데를 구체적으로 물었다. 
하룻밤에 얼마이며,
에어컨은 있는지,
등등.. 
 
그러더니 제안을 해왔다,
자기 집에서 그냥 공짜로 머무르라는 것이다. 
내가 프린세스랑 잘 노니까 그런가보다,
그래도 그렇게 선뜻 제안을 받는다는 게..
 
너무 축복이다.(__)
 
 
프린세스의 표정이 갈 때마다 
밝아지고
장난도 더 잘 치는 걸
나도 느낀다, 
 
처음 프린세스를 봤을 땐 
반응을 알 수 없이
마음이 굳어 있는 모습이었거든,
 
나는 귀엽다,
너는 공주다,를 계속 말했다, 
 



 
여행의 시작이
온전히 "나 자신"으로서의 이 세상에 과연 생존 가능한 것인지를
스스로 알아내기 위함이고
 
그것을 끊임없이 매일 되짚고 되새기고 있다고 할 때,,  
 
프린세스의 집에 가는 걸 막는 건,,
아직 뭔가가 처리해야 할 일이 남아있음이다, 
 
일단 학교를 지원해야 하고,
"해야 한다고"
"처리 해야 한다고 하는 일"이 온전히 남아있지 않을 때, 
자유, 
 
그것은 자연스럽게 일어날 것이다. 
지금도 자연스럽다. 
자연으로 가고 있다. 


 
 
 
오는 길에 사람이 별로 없고 조용한 걸 보고
오늘은 여기서 일을 해봐야겠다고 맘 먹고 들어온,
와이파이가 잘 된다는
수영장이 있는 레스토랑엔


 
어느새 정신없는 댄스음악이 신나게 흘러
내 청각세포를 흔들고
저쪽 건너편엔 다른 여행객이 노트북을 열고 
다른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데
나보고 뭐하는지 물어볼까봐,,
공연히 신경이 쓰인다,, 


 
 
아이스 커피가
혼미한 나의 정신을 조금 깨워줄 것을 기대하는데
여기선 아이스커피도 왠지 미지근한 느낌이다.
 
건강은 하겠지,
너무 차가운 음료는 좋지 않다니까. 


 
 
요 며칠 동안 바랑가이
노인회 회장이라는 분이 나의 혼을 아주 쏙 빼놓아
엊그제는 수업도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의 본래의 목적,
내가 여기 온 이유,
나의 생명의 목적,
내 숨이 붙어 있는 그 이유를 또 망각해버리고 말았다. 
 
"내 것"
내가 좋아하는 공간에 "내 것"을 갖고 싶다는 그 욕망.
그리고 아직 기능하고 있는 내 천연 호르몬.. 
 
그 원초적인 두 개를 건드렸으니, 
 
 
 
나도 어쩔 수 없는 인간, 
다시 트랙을 찾아 제 자리로 돌아와,  


 

 

FLOW pool bar & resto · C55G+W8X, Risal St, Port Barton, San Vicente, Palawan, 필리핀

★★★★★ · 아메리칸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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