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돌아오는 길에,
또 한없이 눈물이 났다,
예전에는
나는 정말 왜 이럴까
가족이 진짜 싫다
너무 싫다
불편하다
정말 나한테는 왜이렇게 집이 불편할까
왜 집과 가족이 세상에서 제일 불편하고 싫을까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에 휩쌓여
막막하고 절망적이고
떠날 생각,
죽을 생각,
죽어도 상관없다는 생각,
어디에도 내 '집'은 없다는 생각
나 자신을
함부로 내팽개치는
행동들이 나왔었다.
어제의 나의 감정도 사실
겉으로는
크게 다르게 보이지 않았는데,
뭔가 다른 느낌들이 올라온다,
그건,
네가 잘못되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빠가 잘못되서 그런 것도 아니고
아빠가 하는 안좋은 말들도 결국
아빠의 아빠가 했던 말들의 되물림이고
특히 어제는,
아빠가 자기 스스로한테 대가리가 나쁘다는 말을 하는 걸 보고,
이런 말들이,
어렸을 때부터 숯하게 상처가 되었던 비속어를 섞은 이런 비하하는 말들이
실은 아빠한테서 나온 게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아빠도 그걸 듣고 자란 것 뿐이다,
누군가가 아빠한테 했던 말이다,
그 누군가는 아빠의 가장 가까운 사람이었기에
그래서 아빠는 아무 의식없이 우리들한테도 해왔던 것.
그리고
그 속에서 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것,
그런 것들에 대한 상처는 돌아볼 새 없이.
하지만 또 깨달은 건,
이 모든 것들을 인식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나의 반응은 여전히 똑같은 건,
나는 나의 job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걸,
내가 원하는 게,
가족들과는 항상 달랐었기 때문에,
이런 비속어적인 말뿐만 아니라,
가치관이나 생각도
공유하기가 힘들었었다는 것
을 인식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것도 모르고,
그게 그냥 다른 거고,
서로 다른 세상, 다른 생각 속에서 사는 것 뿐인데,
나는 왜 가족을 사랑하지 않나,
왜 가족은 나한테 저런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나,
너무 싫다
진짜 싫다
죽어버리고 싶다
죽여버리고 싶다
다 싫다,
이런 생각에 휩쌓이기만 했던 것이다.
나의 생각과 다르다고,
그들이 안 좋은 말을 한다고
그들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었다.
내가 불편하다고,
내가 그들과 생각을 나누는 게 힘들고
같이 있는 게 힘들다고
내가 그들을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다.
지금 내가 할 일, my job을 안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사실
my job 이 뭔지도 몰랐다.
그들의 눈에 맞추려고만 했으니까.
하지만 나는 그들 틀에 끼워지지 않는 사람이었으니까,
어디에도 끼워지지 않는
나를
배우고 나를 알고
내가 나를 아는 게 나의 job이었는데,
내가 그걸 하지 않고
가족들, 세상의 틀에
(그 틀도 사실은 없는 건데,)
어떻게 생겼는조차 정확히 알 수도 없는 그 없는 틀을
허우적 거리며 맞추려니,
당연히 지치고, 힘들었을 수 밖에.
모든 게 비슷하게 보일지라도.
나는
알 수 있다.
내가 달라지고 있다는 걸.
내가 나를 좀 더 배우고
알게 되었단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