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역시 무얼 해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다시 길을 잃은 느낌이다.
이제는 익숙한 이 느낌.
길을 잃은 느낌,
집이 있어도 없는 느낌.
소위 "해야 할 일"들은 있는데,,,,,
모르겠다.
또 길을 잃었다.
요 며칠 과거의 했던 일이 가시적인 성과를 가져와서
좀 뿌듯하고 자신감이 생겼었다,,
그러다 한 2-3일 지나고 나니,
원래의 나로 돌아온다.
다시 길을 잃은 그 느낌으로.
왜 그럴까.
매일 하는 아침 산책을 하며 생각해본다.
곰곰히 작년을 되짚어보았다.
그 때도 어떤 성과가 났는데 그 때는 지금만큼도 뿌듯하지 않았다.
하나도 기쁘지 않고 아무 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런 척을 했다.
그래서 너무 힘들고 피곤했었나보다.
솔직하지 못한 나의 이런 행동은 주위 사람들에게로 화살이 돌려졌다.
나는 뭔가 크게 잘못됐다고 느꼈다.
와.. 진짜 큰일났구나.
왜 하나도 기쁘지 않지.
이렇게 죽을만큼 노력했고,
그 노력의 결과가 나타나도 하나도 기쁘지 않으니..
난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지?
노력은 해서 무엇하며..
왜 살지..?
까지 갔고,
그냥 모든 게 다 무의미하고 피곤하게 느껴졌었다.
나는 그게 나의 우울증 때문이라고 여겼다.
정신적으로 심각하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올해, 작년보다 상태가 좀 나아져서
다시 도전한 일이 성과를 가져왔는데,
그 때 못 느꼈던 뿌듯함을 조금이나마 다시 느꼈으나, 얼마 안 가는 것을 또 보면서,,
이거 뭐지?
도대체 왜 이럴까,,,? 하다가,,,,,,,,,,,,,,,,,
사실 그게 우울증 때문도 아니고
정신적인 문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원래 그런 것이다.
빼곡히 들어선 건물들을 보며,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더 크게, 더 많이, 더 높이 오르려 노력해야 하고
그걸 성취하면 기뻐해야 한다.. 라는 건,,
룰이 아니다. 그건 우리 사회의 통념인데,
온갖 미디어, 스포츠, 기업, 모든 것들이 그런 통념을 부추기는데,
사실,,
우리네 인생은
우리네 삶은,,
뭘 해서 행복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어떠한 결과가 났기 때문에 행복한 게 아니다.
그냥 행복한 것이다.
무슨 일을 해도, 안 해도
어떤 결과를 가져오든, 안 가져오든
오늘도 나는 아침에 눈을 뜨고 숨을 쉬고
맑은 공기를 쐬러 산에 가야 하고,,
아직 숨이 붙어 있으니,
남은 생동안 나는 또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어쨌든 주어진 삶동안 나 자신에게 의미있는 삶을 찾기 위해 (이미 내 안에 존재하고 있는 건데)
오늘 하루도 한 호흡에
충실할 뿐이다.
그 뿐인 거다.
무엇 때문에 행복한 게 아닌 것이다.
그냥 행복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