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몸에 남아있는 긴장 - 무의식과 완전 바로 연결되어있는 - 들에 민감해지고 있다,
자고 일어나면 보통 내 몸은 긴장이 되어 있다,
아마 항상 불안해하며 심장을 꽉 조인채로 매일 잠이 들었던 어린시절의 영향이다,
내가 잘 때 긴장한다는 사실을 잘 알아서
아침에는 온 몸을 풀어주어야 한다,
발을 동동 구르거나
몸을 막 흔들어댄다,
먼지를 털어내듯,
그리고 몸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천천히 아침 산책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은 자고 일어났는데
심장 부분이 한껏 쪼그라져 있는 느낌이
너무 선명하게 느껴졌다,
심장의 형체가 그냥 느껴지는 듯했다,
그 후 계속 심장 부위를 쓰다듬게 된다,
그랬더니 신기하게
나도 모르던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다,
그 불안한 아이, 겁에 질린 아이가 심장에 콱 매달려 있었나보다,
난 심장을 쓸어내리며
넌 안전해,
넌 안전해
넌 안전해를
계속 얘기해준다,
오늘도 어김없이 심장을 쓸어내리는데,
가슴 부분의 긴장이 갑자기 느껴졌다,
내가 심장 뿐만 아니라
가슴도 움츠리고 있는 것이다,
이 새삼스런 인지에
곰곰히 또 되짚어본다.
항상 엄마가 넌 가슴이 없어서
남자들이 안 좋아할거라고
했는데
그것 때문인가?
그러다
문득..!
생각났다,
가슴이 봉긋하게 올라오기 시작할 무렵,
아빠가 가슴이 나왔네 하며 손등으로
내 가슴을 누르며 얼마나 나왔는지 확인하기 시작했고
나중엔 오빠까지 가세했다.
물론 옷 위로 그러긴 했지만,
아니다,
물론이 아니지, 이건 명명백백히 성추행이지..
난 그럴 때마다
엄청 스트레스를 받고
나의 온몸, 온 세포가 멈추라고 아우성치는 걸 느꼈다.
하지만 너무나 너무나 “착하고 말잘듣는” 이 아이는,
“선과 악”의 구별을 가르치지 않고 “악”을 “선”으로 덮는 걸 보여주고 가르친 엄마와 주위 어른들 덕에
이게 잘못된 건지 괜찮은 건지
판단할 줄 모르고 말도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이었나보다,
아빠가 그랬나?
오빠가 그랬나?
하여튼 둘이 같이 있을 때,
이 행위가 이루어졌고
나는 아무렇지 않은 듯(?) 쿨한척(?)
착한 아이 역할에 충실하며
아빠가 그러니까 오빠도 그러잖아,
웃으며 말했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자 아빠는
무슨 게임 협상이라도 하듯
그래 안할테니까 너도 하지마 뭐 이런 식으로
오빠한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나는 화를 냈었어야 했지,
그 사촌에게도,
직접 사과를 받지 않았지,
아빠가 큰아빠한테 얘기해서 사과도 아빠한테 전달받았지, 사과도 아닌 그냥 다신 안하겠다고.
아마 이것도 직접 사과를 너네가 했었던가,
기억에 없어.
그게,
그게 내 몸에 남아있었구나,
그래서 그렇게 가슴을 움츠리고 다녔구나,
가슴을 더 나올까봐,
자꾸 만지니까.
다음에 그들을 만나면
나한테 직접 사과하라고 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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