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자기 어렸을 때 만났던
어떤 사람이 생각 났다,
그 사람은 나이가 꽤 많은 여자로 무슨 "감독"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가 하는 작업을 봐준다고 왔는데,
분명히 좋은 말도 했을 것데
내 머릿 속에 남아있는 건
내가 하고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변태"같다
내가 적은 말을 보고 "비꼬는 거" 같다
이런 식의 말을 서슴없이 했다,
나는 당시에 너무 한참 어른처럼 느껴져서
그 여자의 말이 나에게 너무 큰 힘을 발휘했고
엄마와의 관계의 영향으로
여자 어른이라 뭔가 이중적인 모순에 휩쌓였다,
별로 좋지 않은데,
아니 하나도 좋지 않은데
잘해줘야 할 거 같은,
높은 사람 대우해줘야 할 거 같은
그 사람 말이 맞은 거 같은
그 사람 말을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은..
그 당시의 나는 그 소용돌이 치는 감정의 정체조차 몰랐다
그저 나는 항상 휘둘리고 괴로워했다
(지금 깨닫는다,
그건 내 영혼의 소리
그 소용돌이는..
아니라고,
이거 아니라고
내가 자꾸 딴소리하고 딴 행동을 하니까,
내 영혼과는 완전히 반대로 행동하니까
그거 아니라고 나를 향해 아주 발악을 하고 있었단 걸..
나를 도와주려고
나한테 알려주려고
그렇게 내 감정을 소용돌이 속으로 밀어 넣었단 걸..
지금,
이 타이핑을 치는 순간에 깨달았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아니 실은 바로 직전까지도 그게 뭔지 몰랐고
항상 내 자신이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었다..
그런 나의 영혼의 상태를 몸이 반영하듯,
일하던 중 넘어졌고
손가락이 부러졌고
그 상태로 남은 작업을 이어갔었다..
학교라는 시스템을 갓 벗어나
사회에 던져져
한없이
불안하고 불안한 그 때,의 나에게 우리들에게
필요한 말은 뭘까
지금 내가 그 여자의 나이가 되고 보니,
이 나이가 주는 어떤 "지위"(?) 이런 거에서
자유롭기 힘들다.
그냥 내 말을 신경쓰지 않고
자기 자신대로 삶을 살았으면 좋겠는데,
내가 한 말을 너무 귀담아 듣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우리는 모두 다르니까
다른 길을 걷는,
눈송이 하나 하나 모양이 다 다르듯 모두 다 독특한 영혼들이니까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네가 나보다 낫고 내가 나보다 나은 게 아니라,
그냥 각자 다 다른 거라고
사회적으로 잘난 사람 너무 우러러 볼 필요도 없고
선망하며 따를 필요도 없고
그럴수록 나의 독특함을 들여다보기 힘들어지니까..
내가 너무 작아지니까.
가장 소중한 사람인 우리 자신이..
잘난 사람보다 더 더 더 소중한 사람이..
그게 나의 영혼과 방향이 같다면 나로서 그 길을 그냥 가면 되는 거라고..
지금의 내가
그 자리로 돌아가 그 여자를 보는 걸 상상해본다.
그리고 그 여자가 자기 기분따라 무슨 말을 내뱉듯,
나는
온전히
"나"
로
존재한다, 그 여자의 말이 나의 영혼을 넘어뜨리지 않고
오히려 더 단단하고 강하고 빛나게 한다.
나는 자유롭다,
나는 오롯이 나로서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