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비자 연장; 다시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필리핀에 온 지 며칠 후면 30일이 다 되어 간다,,
비자를 연장하기 위해
포트 바톤에서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넘어왔다.
포트 바톤에서 푸에르토 프린세사로 가는 밴은
아침 6시부터 두 세 시간 간격으로 오후 5시까지 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에서 포트 바톤으로 오는 것도 마찬가지다,
그러고보면 교통이 꽤 편리한 편인다,
다만 봉고차라,
뒷좌석에 앉으면,
멀미가,,,
길이 산길 따라 구불구불,,
새벽 6시 차를 예약하고 터미널에 5시 40분에 도착했는데,
아직 아무도 없다,
모링가 판데살 가게에 들러
따듯한 판데살을 열 개(20페소 500원)를 사서 터미널에서 우적우적 먹는다,,
건너편에서 다른 사람이 판데살을 먹는데
커피? 하며 불빛이 새는 가게를 가리킨다,
안그래도 일찍 일어나면 커피를 타서 판데살이랑 같이 먹어야지 했는데,
서두르느라 못했던 참이었다,
그 작은 불빛이 문을 연 커피 가게일 줄이야,,
가서 우리 나라 믹스 커피보다 양이 많은
믹스 커피 15페소 (350원)에 사먹는다,
머그잔이라 밴이 오기 전까지 다 먹을 수 있을런지,,
결국 반 밖에 못 마셔 아쉬웠다,,
지금은 시즌이 아니라,
탑승객들이 전부 현지 분들이다,
1월에 왔을 땐 전부 외국인이었다,,
푸에르토 프린세사 로빈슨 몰에 8시 40분 도착,
아직 문을 열지 않았다,
10시부터 문을 연다고 한다.
차멀미로 흐뜨러진 몸을 바닥에 풀썩 내려놓고
남은 반디살을 우적우적 먹는다,
그러면서 필리핀 비자 연장에 대한 글을 검색해보는데,
세부에는 볼펜이 없다, 준비해가야 한다는 글도 있고
(팔라완 오피스에는 있었다,,
역시 마할꼬 팔라완..)
그러다 7월부터인지 언젠지부터
첫번째 비자 연장은
온라인으로 가능하다는 글도 보았다..!😱
허걱,,
난 이 돈을 들여가며 이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올 필요가 없었단 말인가..!?!!!😨
여기 필리핀 이민국 웹사이트에 가입하고 연장을 할 수 있는 듯하다,
https://e-services.immigration.gov.ph
하지만 내가 직접 해본 것은 아니니,
나한테는 100% 입증된 건 아님을 말씀드린다,,
정확한 정보는 더 찾아보셔야 할 것이다..
이러고 있는데
연두부 양동이를 든 분이 다가온다,
두부?
응,
얼마예요?
20페소 (500원)
따듯한 연두부로
장거리 여행의 피로를 달랜다,
지난 번 올드 퍼블릭 마켓에서 먹던 거랑 조금 다르다,,
들어가는 건 비슷한데
그 때는 우유를 넣어줬는데,
이번엔 연유다,,
라떼를 좋아하는 1인으로서 연유보담 우유가 맛있긴 했지만,,
그래도 소중하고 고마운 한 잔이었다.
슈퍼마켓은 9시에 문을 연다는 포스팅을 발견하여 슈퍼마켓을 조금 둘러보곤 10시,
2층 이민국 사무실로 향했다,
레귤러와 익스프레스가 있는데
레귤러는 2030페소, (4만7천원)
익스프레스는 3030페소다. (7만원)
잠시 고민했다,
레귤러로 하면 3일 이후에 나온다,
푸프사에 며칠 머물면서
천천히 필요한 것을 사고 다른 곳도 둘러볼까,,
어차피 익스프레스로 하려면 ATM기계에서 돈을 찾아야 하기 때문에
조금 고민해본다고 하고 일단 사무실을 나왔다.
공항에서 먹었던 챠오킹이 보인다,
맛있었던 기억이 있어
149페소 스파이시 볶음밥과 샤오미 세트를 먹었다,
맛있다,,
이런 패스트푸드같지 않은 패스트푸드 맛있다,,
우리나라에도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카페에서
라떼를 마시며 좀 쉴까 했는데,
죄석이 그리 편해보이질 않는다,
대신 프로티에서
오레오치즈케이크 밀크티 라지 사이즈를 사먹는다.
95페소 (210원) 인데,
당도도 선택할 수 있고 너무 좋다~
역시 이런 거 보면
도시가 편하긴 편하다,,
포트 바톤의 소상점과 페이스북 주문 거래와 비교되는
로빈슨 몰의 풍요로움과 선택 가능한 많은 옵션들을 보며,
아, 나도 어쩔 수 없이 도시 인간이구나,,
뒤늦게 자연에 빠져 이러고 있지만
내 안에 깊숙히 녹아있는
여기서 느끼는 익숙함과 편안함의 정체를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가격표가 적혀있어 물어보거나 흥정할 필요가 없는,
쉽게 선반에서 고를 수 있는,
이 구조,
뭐든지 다 살 수 있는 부자라는 말이 아니라,
그냥 이 편리함의 구조 속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살아왔다는 걸 다시 한 번 몸으로 깨닫는다..
챠오킹과 프로티 밀크티를 먹고 나서야
몸과 정신에 생기가 돌고
제정신이 돌아오는 듯 하다,,
그 전까지 너무 지쳐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또다시 나를 덮쳤다,
모든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나 자신을 부정적으로 느끼고
나 자신의 존재를 또다시 부정하고 의심하는 것..
나라는 사람은
조금만 피곤하고 무리를 해도
감정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배우고 있다,
삶을 뿌리째 흔들 만큼 말이다,
예전에는 그런 나조차 부정했었다,
너는 왜그래?
너는 왜 그렇게 약해?
너는 왜 그렇게 부정적이야?
너는 왜 항상 그래?
이런 말로 내가 느끼는 모든 것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다못해
존재 자체를 부정해버렸지만
지금은,
그렇구나, 너가 지금 그렇게 느끼고 있구나,
괜찮아,
네가 그렇구나,,
하며 나를 배운다,
나를 알아가고,
그런 나를 받아들인다, 수용해준다,
“There’s no one like you,
너 같은 사람은 없어,
There has never been anyone like you,
너 같은 사람은 이제까지도 없었고,
There shall never be anyone like you,
아마 앞으로도 없을 거야,
Therefore, know yourself
그러니까, 너 자신을 배워야 돼,
Be yourself,
그래서 네가 되어야 해.”
괜찮아,
무엇을 느끼든,
지금 어떻든,
다 괜찮아,
내가 알아줄게,
내가 들어주고 있고,
내가 보고 있어,
그리고 괜찮아..
이제야 조금 미소가 나오고
눈을 마주치는 사람들에게 미소가 보내진다,
여기 팔라완에는
한국 사람이 보기 드문 거 같다,
어디를 가든,
너 한국 사람이야?
하며 굉장히 친절하고 관심을 가져준다..
한국인이라는 이유 만으로,,
이런 호의를 받는다는 건,,
참으로
감사하면서도
민망한 일이다,
이민국 사무실로 다시 돌아가
나 그냥 익스프레스로 할게 하고
10월 8일까지 연장 비자를 받았다,
오늘이 월요일인데, 수요일에 나온다면
있을까 했는데,
목요일에 나온다고 해서
아무래도 목요일까지 있으면 더 힘들어질 것 같은 느낌이다..
정말 고마워.
꾸벅 인사를 하고
나온다,
이제 글로브 홈 프리페이드 와이파이를 사러 가야 한다,,
로빈슨 몰에 있는 줄 알았는데
문을 닫았네~,~
대신 전자상품들을 파는 가게 중 한 곳,
일렉트로니카? 이런 이름의 상점에서
999페소 30일 무제한 데이터 스마트 와이파이가 있었다..
30일 무제한이라,,
글로브보다 싸네,,
성능이 어쩐지 모르겠다,,
내가 포트바톤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부 글로브 홈 와이파이를 쓰는데..
어쨌든 심카드가 글로브이고
지캐쉬때문에 문의할 것도 있고 해서 그냥 SM몰로 가기로 한다,
문 앞을 나서니
트라이시클 호객 행위가 장난이 아니다,
SM몰까지 얼마야?
100페소,
비싸,,
50페소!
안돼
그럼 나 지프니 탈래,
저기서 타면 돼?
응,
그래, 고마워,,
지프니로 향하는데도
호객행위는 끊이지 않는다,
난 다시 묻는다,
SM몰까지 얼마야?
200페소!
비싸!
120!
50에 해줘~
말도 안돼,
나 지프니 탈거야~
그러고 지프니 12페소 (280원) 을 타고 sm 몰로 향한다..
필리핀에서 "돈"의 가치를 생각해보게 된다,
이전까지는 주로 미국을 여행했었고
한국과 비슷하지만 더 비싸다,
미국, 한국, 필리핀,,
을 다니면서
"돈"에 대해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
우리에게 주입된 생각
나에게 누군가 외부에서 주입된 가치관들을
거리를 두고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감사하다,
재밌다,
흥미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