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시작

Port Barton

Your Magic Note 2023. 8. 17.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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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이 넓다란 고속도로에서
좁다란 산 속 도로로 들어서면서부터,
풍경이 달라지고
내 몸의 세포들이 먼저 찌릿찌릿
신호를 보내며
포트 바통과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줬다.


초록의 최대치를 찍는
저 자연 속에 그냥 폭 들어가고 싶다,



지난 1월,
나의 심신이 모두 망가졌을 때,
나는 무작정 이틀 전 비행기 표를 끊어
이곳으로 왔었다.

그 때는 마닐라는 커녕 푸에르토 프린세사 시내 조차 보지 않고 바로 포트바통으로 가는 차에 몸을 실었다.

마치 구조헬리콥터에 수송하듯
내 몸을 끌고 꾸역꾸역 이 곳으로 들어왔었더랬다..

그만큼 지쳐있었다,
그만큼 바닥이었다,
내 몸과 영혼과 마음이..


지친 내 몸과 영혼과 마음은
이유없이 무작정 초록을 향했고
생각의 과정 없이
이유를 생각할 겨를 없이
그저 여기서 숨을 쉬며 연명을 했었고
돌아오는 버스를 타기 전엔 눈물을 쏟았었다.



깊은 초록의
자연 속을 들어오면서
왜 이제야
마음이 편해졌었는지..


알겠다.


포트바통은 바닷가에 자리잡고 있지만
강릉이나 해운대처럼 너른 해변이 아닌
아주 작고 아기자기한 해변으로
자연 속에 폭 쌓여있는 형상이다.

주변에 초록의 산들이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아기자기한 섬들이 있어
파도가 거의 없이 잔잔하다.

서핑이나 이런 거와는 맞지 않겠지만,

나처럼 바다를 무서워하는데,
바다와 친해지고 싶은 초보 자연러(?)에게
더없이 좋은 곳이다.

“보고싶었어..”
나는 Port Barton에게 속삭였다.





더없이
평화롭고..
신선하고..
상쾌하고..
평온한..

포트바통에서의 첫날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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